착한남자가 11월 15일, 20화를 마지막회로 기나긴 대 장정을 마치고 종영했다. 비극적인 결말로 드라마가 끝날거라 생각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드라마는 기분 좋은 방향으로 막을 내렸다.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마지막회는 드라마 전체를 포괄하는 상징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기 마련이다. 물론 작가가 그런 의도로 대본을 썼는지는 작가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고. 작자의 손을 떠나는 순간 작품은 대중의 몫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오늘의 결론은 어땠는지 살펴보자.

 

착한남자는 의대생인 강마루가, 한재희의 과실치사 사건을 본인이 덮어쓰게 되고 출소 후 태산그룹 회장의 부인으로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서은기에게 의도적으로 접근,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순수하게 멜로만을 다루는 드라마였다.

 

* 본 포스트에는 마지막회 내용의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순간의 선택, 잃어버린 7년의 시간

 

 

방송국 기자로 있던 한재희는 우연히 태산그룹 회장의 비리와 관련된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고, 취재차 제보자를 만나게 된다. 그러던 도중 한재희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그를 밀쳐내고, 그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된다. 강마루는 한재희의 연락을 받고 급히 뛰어가지만 이미 상황은 끝나있었는데. 강마루는 처음에 한재희에게 자수하라고 이야기 하지만 한재희는 그럴 생각이 없고. 결과적으로 강마루가 대신 덮어쓴 채 징역살이를 하게 된다.

 

드라마 제목 그대로 '착한남자'다. 한재희 대신에 옥살이 까지 해줬으니. 그 후 여러 수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서은기를 만나고, 교통사고도 나고, 실제로 은기와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나서 19화에서 그는 후회한다. 한재희의 과실치사를 자신이 대신 덮어쓰고 옥살이를 하며, 지금까지 오기의 7년을. '그냥 누나가 죄값을 치르게 했다면 어떻게 됬을까?'라면서.

 

돈과 권력을 쫓은, 후회만 남은 7년

 

 

한재희는 어릴적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 돈과 권력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그 자신의 열망은 결국 태산그룹 회장과의 혼인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태산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수 많은 로드킬이 벌어지지만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만 계속 나갔는데, 갑자기 앞에 장애물이 하나 턱 하고 들어온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지만 갑자기 치고 들어오니 곰곰이 자신을 생각해보게 된다.

 

한재희는 그런 본인의 내적 갈등을 강마루에게 털어놓는다. '젊고 건강할때는 돈과 명예를 쫓아가는데, 돈과 명예를 다 쥐고나서 젊음과 건강이 사라지면, 그것을 다시 찾기 위해서 돈과 명예를 모두 써버린다'라면서. 그는 자신이 목표한대로 국내 최고 기업의 회장자리에 까지 올랐지만, 만족스러운 7년은 아니였을 것이다. 물론 도중에 장애물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됬을까는 모르겠지만.

 

외롭고 쓸쓸했던 7년

 

 

서은기는 강마루를 만나고 호감을 느껴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가지만, 강마루가 한재희와의 연인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를 위해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분개한다. 결국 강마루와 교통사고를 내고 서은기는 기억상실증에 빠지고, 아버지는 죽는 등 자신이 믿고 기댈 수 있던 곳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비참한 시절을 겪게 된다.

 

잊었던 기억이 돌아오고, 다시 서은기는 강마루에게 분노를 느끼고 복수할 궁리를 하지만 마음이 받아주질 않는다. 하지만 점점 더 멀어지려 애쓴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강마루의 진심을 알게 된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간 한재희를 원망하고, 복수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 했지만 결국 서은기는 지난 7년을 받아들인다. 한재희에게 고마운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강마루를 만날 수 있게 해줘서'라면서.

 

 

그리고, 다시 7년

 

 

강마루와 한재희는 7년전의 그 선택을 후회하면서, 안민영은 그 7년전의 강마루와 똑같은 선택을 하려 하지만, 또 다시 그런 선택을 할 순간이 오자 한재희가 죄값을 치루게 만든다. 결국 한재희는 모든것을 자수하게 된다. 후회와 슬픔만이 남았던 7년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서 그 때 다시 서로가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강마루는 마음을 속이고, 진실된 속을 서은기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의 7년을 버리고 서은기에게 솔직한 모습으로 다가가기로 한다. 서은기도 강마루에게 다시 다가간다. 그렇지만 강마루의 몸이 허락해주지 않는다. 당시의 교통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은 강마루가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지경에까지 처하고, 모든 죄를 덮어 쓰려고 했던 안민영이 서은기에게 찌르려던 칼에 대신 찔리기까지 했으니.

 

그 순간으로부터 7년 후, 작은 시골 마을에서 강마루는 보건소에서 보건의로 근무하고, 서은기는 그 근처에서 작은 빵집을 하나 운영한다. 강마루는 수술 후 기억을 상실한 것으로 나오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실제로 잃었다기 보다는 잃은척 연기했다는 쪽이 맞을 것 같다. 서은기에게 청혼할때 주려던 반지를 마지막에 다시 돌려주는 모습이 비춰지기 때문이다. 물론 강마루가 은기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잊었던건지는 보는이의 몫이지만. 여하튼 그것을 보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드라마는 끝을 맺게 된다.

 

착한남자 오프닝에 모든것이 담겨있다.

 

 

착한남자는 다른 드라마와는 다르게 드라마 내에 오프닝 장면이 실려있다. 강마루가 시계를 떨어트리며 울고, 시계가 거꾸로 가는 장면이 나오게 되는데, 20화는 뭔가 조금 다르다. 이전까지 거꾸로만 가던 시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며 항상 울기만 했던 강마루는 웃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지금까지 쭉 말했던 '7년'에 답이 있다.

 

강마루가 한재희의 죄를 덮어쓴 채 옥살이를 하고,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기 까지의 시간이 모두 7년이다. 그 후, 마지막 결말이 나오는데 있어서 자막으로 나오는 년수도 7년이다. 1화부터 19화까지의 강마루가 앞으로 다가올 7년을 후회하고, 때문에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싶어한다는 마음이라면, 20화의 오프닝에서의 강마루는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원래 자리를 되찾은 자신의 모습이 올바르게 돌아가는 시계와 웃는 강마루의 모습으로 들어난 것이다.

 

지난 시간들이 후회된다면...

 

 

살면서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 사람들은 많다. 오늘의 사소한 선택 하나가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칠터이고, 그게 아쉬움으로 남을거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그런 실수와 다가오는 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은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을것이다. 다만 그러한 일에 처했을 때 사람들이 대하는 방식은 개개인마다 조금 다르다. 그냥 이대로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때로 다시 돌아가 시간을 바꿔 볼 것인가?

 

후회 없는 현재를 만든다는 것은 어렵다. 아니,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만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거나, 그 이상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마루 역시도 지난 7년을 되돌리기 위해서 7년이란 시간을 다시 투자했다. 물론 그 투자후에 오는 결과는 기분좋다. '전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강마루의 모습만 보더라도 말이다.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그 감동의 여운과 마지막의 메세지는 언제까지나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