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부시는 상대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마이클 듀카키스에게 17%로 지지율이 크게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투표가 시작되고, 부시는 당선된다. 메사추세츠주를 다시 일으켜세워 많은 미국인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던 듀카키스를 물리치고,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뒤지고 있던 지지율을 따라잡았으며, 끝내는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을까?

 

부시의 선거 참모인 리 애트워터는 전략적으로 '윌리 호튼 스캔들 사건'을 터뜨린다. 듀카키스가 주지사로 있던 시절, 듀카키스는 '죄수의 주말 휴가 제도'를 지지하게 된다. 윌리 호튼은 죄수의 주말 휴가 제도를 이용하여 납치와 강간을 자행하고, 부시의 선거 CF에서는 이 모든것이 듀카키스의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즉, 살인자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이미지를 만든다. 이것이 이슈가 되자 한 토론에서 사회자가 듀카키스에게 '만약 당신의 부인이 강간당한 후 살해당했다고 할때, 그래도 사형집행을 반대하실겁니까?'라고 묻자 듀카키스의 대답은 '전 사형집행을 평생동안 반대해 왔습니다'였다.

 

그로인해 상종가를 달리던 듀카키스의 지지율은 빠른속도로 추락했고, 반사이익으로 부시의 지지율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 사형제에 대한 그의 발언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되게 된다. 본인의 장점을 부각시키거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은 어렵지만, 상대방을 깎아 내려 단점을 부각시키는 것은 매우 손쉬울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분명하다. 미국의 대선 TV광고의 60% 이상이 네거티브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시사한다.

 

미국 공화당의 전략가인 마이크 머피는 이러한 현상을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했다. “사람들은 종종 네거티브 광고에 신물이 났다고 한다. 그러나 네거티브 정보는 그들이 결정을 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찾기 어렵다”라고.

 

문재인 후보의 의자로 시작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회창 후보가 아들의 병역비리로 인해 대선에서 두번이나 낙마한 과거의 전례에서 비춰볼 때, 네거티브 전략에 예외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07년도 대선의 경우에는 다소 희미했는데, 이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이 강력하게 영향을 끼친것이라고 하겠다. 야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관련 문제를 대선 끝물에 터트림으로써 반전을 꾀해봤지만, 전 정권의 실패의 영향력을 앞서기에는 부족했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로 네거티브로 공식 선거 활동의 포문을 활짝 열고 있다. 그 시작은 바로 문재인 후보다. 문재인 후보가 상대 후보를 비방한것이 아니라 '당했다'라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문재인 후보의 선거캠프는 27일, 첫 TV광고로 선거 출정식편을 올리게 된다. 그 CF에는 문재인 후보가 의자에 앉아 태블릿PC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문재인 후보가 앉아있던 의자가 문제였다. 그 의자를 문제화 시킨것은 새누리당이 아닌 일간베스트 저장소(http://www.ilbe.com)의 한 이용자가 올린 글이 문제의 시작이다. [링크]

 

서민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품고,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으로 선거 활동을 시작하려 했던 문재인 후보가 700만원을 상당하는 의자를 사용한다는 것이 그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것은 분명했다. 그들도 그것을 의식했던지 트위터를 통해 '모델하우스에서 30~50만원으로 싸게 구입했다'라고 변명했으나, 곧 '지인을 통해 구입했다'라고 내용이 변경되는 등, 한차례 헤프닝을 보여주며 사태를 진압하기에 급급했다.

 

다만 이것으로 그치는것이 아니다. 이 외에도 문재인 후보가 신생아실에 들어가서 사진을 무리하게 찍었다거나, 자신의 나이를 속여서 기재하여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참여했다거나, 그리고 다운계약서 작성 등의 사건이 터지고 있는 모습이다. 고가의 의자를 사용한다는것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이다.

 

수첩공주, 3년간 133벌의 명품 옷으로 반격?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 그리고 그에 대한 과거사 인식등의 논란으로 시작한 네거티브는 '국민 여러분들이 제가 아버지의 묘에 침을 뱉기를 원하시는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흘러지나갔지만, 문재인 후보의 고가 의자 논란이 촉발된 이후에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는 분위기이다. 그것들이 바로 '수첩공주'와 '3년간 133벌의 명품 의상을 입었다'로 반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첩공주 논란은 박근혜 후보가 말실수가 잦고, 항상 수첩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얻게 된 별명이라고 할 수 있다. 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의 토론과정에서 이산화 탄소를 '이산화 까스'라고 하거나, 당시 토론에서 보여줬던 실망스러운 모습,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의 토론과, 국회의원직 사퇴를 이야기 하면서 '대통령직에서 사퇴하겠습니다'라는 등의 실수들은 '그래서 수첩을 들고 다니는 것이냐?'라는 분위기로 흘러가게 했다. 이를 민주통합당측에서는 '수첩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정도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 후, 고가의 의자논란이 붉어진 이후 민주통합당에서는 '조사결과 박 전 대표는 3년간 133벌의 각기 다른 정장을 입었다. 한 벌당 최저가격 150만원을 적용해서 계산한다면 옷값이 1억9천950만원으로 추정된다. 그리 검소한 액수는 아니다.'라며 '우리만 비싼거 쓰는거 아니다'라는 식으로 반박했다. [링크] 남동생 박지만의 룸살롱등 후보에게 부정적인 역할을 끼칠 수 있는 사건들을 지속적으로 터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쟁에서 원칙은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선거는 전쟁이다. 후보들은 물론이고, 후보들을 지원하는 대선 캠프도 물론이고,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 역시도 그 전쟁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속에서 원칙을 지키자라고 하는 것은 '군인끼리만 싸우자'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전쟁속에서 민간인들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 원칙만을 쫓다가는 자칫 대의를 놓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속성의 전쟁과 대선은 조금 다르다. 누가 이끌어 나가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미래의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를 정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할 수 있겠다. 바꿔 표현한다면, '나는 이런사람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습니다'가 아닌, '저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이렇게 하겠습니다'라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이라는 말은 학창시절에나 들어봤음직한 상투적인 표현 방식이지만 말이다. 어린애같은 이야기 하지 말라는 말도 분명 나올 수 있을거라 본다. 그들을 위해 좋은 예를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미국의 3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의 존 F 케네디는 1960년 치열한 선거전을 펼친 결과 케네디가 약 11만표를 앞서 대통령에 당선되게 된다. 그러나 텍사스 주와 일리노이 주에서 부정선거 논란에 휘말리게 된다. 테네시의 투표 결과를 확인하자, 등록된 유권자 수는 약 5천명이나 케네디의 득표율은 약 6천표에 달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상대 후보였던 리처드 닉슨이 선거결과에 의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선거 직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내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 이 나라가 분열될 것이다. 미국 대통령의 직위, 나아가 미국이라는 국가에 누가 될 것이다. 그렇게는 할 수 없다."

 

사진출처 :

문재인후보 공식 홈페이지(http://www.moonjaein.com/)

박근혜후보 공식 홈페이지(http://www.park2013.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