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식적으로 안철수의 대선 캠프가 해단식을 가지고, 이 해단식을 끝으로 안철수의 대선행보는 마무리로 접어들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실패하고,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한지 꼬박 열흘남짓 된 시간이 흘렀다. 안철수 전 후보와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이 그다지 아름다운 방식으로는 흘러가지 않아서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층이 문재인에게 모두 흘러들어가지는 않은 상태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새누리당의 박근혜후보를 지지한다라며 선언할만큼 말이다.

 

안철수 전 후보와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번 대선에서 핵심 포인트였던것처럼,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선언 이후에도 이는 유효했다. 대체 '안철수 후보는 어떤 후보의 지지선언을 할 것인가?'가 그 이후의 대선에서의 가장 중요한 사안이였다. 그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대선의 판다고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로써는 마냥 어느 한쪽을 지지할수는 없는 모양이였다. 문재인을 지지했는데 당선되지 못한다면, 혹은 그 반대라면, 아니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는데 당선되도 민통당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였던 것이다.

 

어쨌든 지금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와 약 10% 이상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링크]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지지선언을 할 경우 45%와 43%로,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일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왔기때문에[링크], 앞서 언급했던바와 같이 현재에도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였다. 때문에 안철수 캠프의 해단식이 있던 12월 3일인 오늘, 모든 관심은 그의 말 한마디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안철수 전 후보의 해단식 발언문

 

 

발언문 전문 [링크]

 

(전략)

 

저는 여러분들 진심어린 눈빛, 헌신적인 손길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감사인사 드립니다.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셨던 새 정치 물결,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저는 더욱 담대한 의지로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제 부족함 때문에 도중에 후보직을 내려놓아 많은 분들에게 상심을 드렸습니다. 미리 설명 드리지 못하고 상의 드리지 못해서 참으로 죄송합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서 깊이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국민들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11월 23일 제 사퇴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국민적인 우려를 담아서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국민여망과는 정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대립적인 정치와 일방적인 국정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가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통합하는 선거, 국민들에게 정치혁신, 정치개혁의 희망을 주는 선거, 닥쳐올 경제위기를 대비하고, 사회 대통합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후략)
 
-2012년 12월 3일 안철수의 진심캠프 해단식에서 안철수 드림

 

안철수 전 후보의 해단식 발언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반응

 

1. 민주통합당의 반응[전문]

 

민주통합당의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안 후보의 말씀에 감사드린다"라고 밝히고 있는것으로 보아, 이번 안철수 후보의 해단식 발언이 '공식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안철수 전 후보가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였거나, 또는 그렇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어찌되었든 야권의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이니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라라는 정도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새누리당의 반응[전문]

 

새누리당은 브리핑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희망하는 국민대통합, 정치쇄신, 경제위기 대비 등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일관되게 추구해 왔던 어젠다다"라고 밝히며, 안철수 전 후보가 언급한 '지금의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라는 점을 강조,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라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문재인 후보를 '과거에 집착하고 있는 기성정치인'으로 몰아가며,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라는 모습을 강조하려고 하는 문재인 후보 역시도 기성정치인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치인의 모습을 기대했던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자들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형세를 막기 위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해단식 발언?

 

 

같은 내용으로 다른 결론을 낼 수 있는것은 상당히 흥미롭다. 물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그에게 원하는 내용이 있었을 것이고, 중요한것은 안철수 전 후보는 그들의 구미에 맞는 내용을 모두 발언에 담았다. 보다 쉽게 표현하자면 이도 저도 아닌 적당한 수준에서 해단식 발언을 마쳤다는 소리다. 결국 '나는 이번 대선과는 상관없는 사람입니다'라는 내용의 발언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안철수 전 후보는 해단식 발언에서 민주통합당의 브리핑에 나온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달라'와는 조금 다른 '이제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이니, 많은 성원해달라'라는 11월 23일날 가졌던 대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던 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것에 불과했다. 형식상으로는 '단일후보를 문재인 후보로 인정한다'라는 모양새이지만, 민주통합당이 기대했던 것 만큼의 파급력 있는 지지선언의 모양새는 아니다. 이정도의 발언으로 문재인 후보의 지지선언이 된다면, 일전에 가졌던 후보 사퇴 기자회견에서 결론이 났었어야 했고, 안철수 전 후보의 대다수의 지지표가 문재인 후보로 흘러들어갔어야 했겠지만 그렇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현재 대선이 이뤄지고 있는 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그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가 말하는 것은 단일화 과정에서 붉어졌던 문재인 후보와의 갈등을 상징하고 있을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다소 비약이 있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네거티브로 설전이 오가는 양상을 비판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겠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둘 다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둘 다 못한다'라고 말하고 있는 와중에 '저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앞뒤가 안맞는 모양새이므로, 사실상 이 해단식 발언은 문재인 후보의 지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외려 비판하고 있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이 점을 잘 캐치했다. 물론 단순히 문재인 후보만을 비판하고 있는것이 아닌 박근혜 후보도 마찬가지로 비판하고 있는것일 테지만, 그들은 브리핑을 통해 자신들은 안철수 전 후보가 말한 프레임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에 집착하는 문재인 후보'라는 방식으로 회피하려 하고 있다. 어쨌거나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선언이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였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그의 모습속에서 새누리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것은 분명하다.

 

이제 안철수 효과는 없다

 

안철수 전 후보가 보다 힘있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거나, 또는 문재인 후보 캠프를 지원했다면 이번 대선은 달라졌을 것이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 차이는 45% 대 43%로 오차범위내의 접전으로 들어간다는 여론조사 결과만을 봐도 그렇다. 보다 힘있고 결속력 있는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그 효과가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후보는 물론 문재인 후보가 야권의 단일 후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줬으나, 실제로 문재인 후보를 강하게 지지하는 모습을 취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더이상은 문재인 후보, 나아가 민주통합당이 비빌언덕은 없다. 실낱같은 희망이였던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는 이제 더이상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제는 정면으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경쟁해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보다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