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회에서는 도서정가제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기존의 도서정가제는 출간한지 18개월이 되지 않은 신간의 경우에는 할인율을 10%로 제한하는 것이 그 핵심이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력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고, 그리하여 새롭게 개정되어 발의가 된 도서정가제는 '마일리지와 같은 다른 방식의 할인도 포함하여 신/구간 할 것 없이 모두 할인율을 10%로 제한한다'는 형태로 이전에 비해 보다 강화되었다.

 

출판업계와 서점 업주들은 모두 반기는 입장이다. 서점 업주들은 온라인 서점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할인율을 제한한다면, 항상 가격경쟁력에서 밀렸던 자신들도 최소한 동등한 경쟁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반기는 입장이며, 출판사들은 매출 감소에 따른 손해부분을 이번 도서정가제법 강화에 따라 어느정도 충당할 수 있을것이라고 판단하기에 반기는 것으로 보인다.

 

도서정가제의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이번 법안은 본질적으로 온라인 서점을 타겟으로, 그들의 영향력을 최소화 하도록 하는것이 주 목적이자, 그렇게만 된다면 책 값의 거품을 뺄 수 있고 유통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보는 듯 하다. 주 타겟이 그들인 만큼 온라인 서점이 가만이 있는게 이상한 일이다. 더군다나 할인과 마일리지를 핵심으로 다른 업체들과 경쟁해 왔던 온라인 서점이라면 더더욱 그럴것이다.

 

알라딘의 도서정가제 '반대' 선언

 

 

얼마 전 국내 3위의 온라인 서점이였던 대교 리브로가 2012년을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했다. 도서계의 침체는 비단 출판사와 동네 서점의 문제만이 아닌 온라인 서점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온라인 서점의 가장 큰 무기는 시중의 도서보다 다소 값싸게 책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임에도 폐업할 정도라면 책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줄었다는 반증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와중에 그들의 장점마저 사라진다면, 리브로에 이은 다른 온라인 서점의 폐업 역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니 알라딘이 도서정가제에 대해 반대를 선언하는 것도 일견 일리가 있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주머니 사정 때문에 책을 더 사보고 싶어도 못사는 것이 다수 독자들의 현실입니다'라며 본인들이 도서정가제에 대해 반대를 외친것은 독자들을 위함이라고 이야기 하고는 있으나, 어찌됐건 마일리지를 통한 할인이 주 무기였던 알라딘에서 그것을 제한다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때문에 도서정가제가 효율적인 법안이고, 동네 서점과 출판계 부흥에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알라딘이 이 법안에 대해서 반대를 외치는 것은 자신들을 살려달라는 아우성이자, 어린 아이의 투정 정도로밖에 들리지 않았을것이다. 그러나 도서정가제가 큰 효율이 없다면 이는 온라인 서점의 투정이 아닌, 다수의 독자들에게 책값을 더 받아 출판계를 먹여살려달라는 출판업계의 투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단지 값이 싸기 때문에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가?

 

 

도서정가제의 핵심은 '온라인 서점의 주된 무기였던 책 값의 할인율을 제한함으로써 동네 서점과의 가격차를 좁혀 동등한 가격경쟁력을 갖도록 한다'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겠다. 물론 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어디까지나 독자들이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이유가 단지 '값이 싸기 때문에'라는 이유 하나만이라고 했을때에는 말이다. 그러나 그 밖의 다른 이유들, 즉 온라인 서점만이 갖는 장점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봐야 한다.

 

먼저 구매의 편리성이다.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한다면 본인이 그곳을 직접 방문하여 구매해야 하지만 인터넷 서점의 경우는 그럴 필요가 없다. 원하는 책을 선택하고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배송시간이 다소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으나 대개의 신간의 경우는 하루면 받아보고,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도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오프라인 서점만의 강력한 매력이 되지는 못한다.

 

또한 다양한 책을 쉽게 확인하고 비교해볼 수 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직접 집어보고 읽어보고 나서 결정하게 되는 거지만 온라인 서점에서는 특정한 책을 구매하고자 할때에 그 책이 담고있는 내용과 목차, 앞부분의 미리보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원하는 책을 쉬운 검색을 통해 바로 찾아볼 수 있으며 없을 경우 구매 요청까지 해놓으면 며칠내에 확인 후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이 대형마트로 몰리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온라인 서점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만약 오프라인 서점의 가격이 더 싸다면 앞서 나열한 온라인 서점만의 장점이 있다고 한들 아마도 직접 발품을 팔아 그 곳으로 직접 갈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서점의 가격이 오프라인에 비해 비싸진다는 것은 실제로 있을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자체로 이상한 일이기 때문에, 그 구조상 오프라인 서점은 온라인 서점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는 시장과 대형마트와의 구도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장의 장점은 많다. 언론에서 많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그곳만의 매력이 있는것은 분명하다. 흥정을 잘 한다면 오히려 대형마트보다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시장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사람들은 시장이 아닌 대형마트를 찾아간다. 한푼 한푼이 소중하고 아끼는 가정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가정은 대형마트가 제공하는 편리한 서비스에도 일부의 금액을 지불할 용의가 있기 때문에 그곳을 찾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럴 용의가 있으나 대형마트 물품의 가격은 시장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더 많이 찾아오고 있다.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 역시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서점이 온라인 서점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값을 포함한 실제의 총 할인율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팔지 않는이상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서점으로 발길을 쉽게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서점의 특성상 그렇게 낮은 가격으로는 팔 수가 없다. 결국은 가격만으로 이런 현실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도서정가제 강화가 모든 해결의 열쇠인가?

 

 

얼마 전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신 3사에게 영업정지를 내린바 있다. 요지는 '과도한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으로 인해 통신요금이 높아졌다'였다. 스마트폰 보조금으로 인해 과도한 금액의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며, 이는 곧 통신요금의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금지한다고 해서 통신요금이 내려갈것인가라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실한 답을 내릴 수 없다.

 

또한 휴대폰 제조 업체의 높은 출고가로 인해 오히려 가계의 통신비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다. 실예로 삼성의 갤럭시 노트2의 경우, 국내 출고가는 약 110만원이고, 미국 출고가의 경우 7백달러로 75만원이다. 그렇다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보조금이 아닌 국내에서만 유독 높은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여야 한다. 결국은 어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양심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해야만 된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출판업계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사실 인터넷 서점의 높은 도서 할인율이 책 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였다는 점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높은 할인율 책정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분명 출판사였을테고, 그런 손해 부분을 만회하고자 책값을 올렸을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점은 도서정가제의 찬반 논란을 떠나서 분명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일것이다.

 

그러나 이미 책 한권의 가격이 현재의 형태로 굳어져버린 마당에 출판사에게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 아닐까 한다. 결국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테고, 그 일로 인한 대가는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할인율을 제한한다고 해서 오프라인 서점이 살아나지 않을것이라는 것은 글 전체에서 계속 살펴봤기 때문에 다시 언급하지 않겠다.

 

때문에 동등한 가격으로 판매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길을 찾아보야아만 하는것이 아닌가 한다. 가령 양장본이 아닌 값이 싼 문고본의 경우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고, 양질의 도서이나 출판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 지원해주는 방법 등, 대안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도서정가제 시행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