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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블로그를 살펴보면 오늘날의 블로그와는 그 영향력이 분명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전의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는 거창한 이름을 걷어치우고서, 그저 단순히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다른 변형, SNS의 다른 형태에 불과했다. 달리 표현하면 블로그는 곧 일상을 기록하는 곳이었고,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전할 수 있었던 공간이라는 것이기도 했다. 이런 블로그의 특성을 온라인 마케터가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그리고 실제로 오늘날 상당수의 블로그는 이러한 포맷에서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다.


나라고 해서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났다고, 또는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 선비임을 자처하면서 해명하고 싶지는 않다. 당장 도서 서평만 보더라도 일부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게 된 리뷰이며, IT란은 대부분의 글이 제품을 지원받아 작성된 글이다. 사실 이게 지금 대부분의 블로그의 현실이다. 100명을 잡아 물어보면 90명이 넘는 사람이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로 용돈벌이를 꿈꾸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강제로 포스트에 CPM형태의 광고를 우겨넣는 것은 양반이고, 보다 지능적으로 진화하게 되면 하자있는 제품을 그럴듯하게 속여 공동구매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리베이트를 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문제는 이렇게 제품을 받아 리뷰를 하게 되다보면 솔직한 평을 남기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제품 체험 간에 느꼈던 단점을 충분히 설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령 '이러한 단점이 있지만 이러한 장점으로 충분히 상쇄된다.'라고 글을 썼다면, 이는 전자의 단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제품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고 완곡하게 설명하는 문장으로 해석해야 된다. 만약 그런 문장조차 찾아볼 수 없다면, 일단 그 글을 의심하고 바라보는 것이 좋다. 때문에 만약 블로그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1. 이미 자신이 해당 분야에 대해서 기본 수준의 지식이 있어야 하며 2. 제품 구매 간에 있어서 자신이 어느 곳에 우선순위를 두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포스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불가능에 가깝다. 애초에 그런 기본 지식이 없기 때문에 블로그에서 정보를 찾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신문을 보는 사람에게 있어서 기본 되어야 할 자질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이라지만, 실제 이런 소양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언론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찬가지로 그래서 '1인 미디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도 그래서 언론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잘못 겨눈 총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잘못 움직인 펜이고, 그리고 키보드 위에서 잘못 움직이는 손가락이 더 무섭다.


그러나 아직 블로거들에게 있어서 도덕성은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만 같다. 실제로, 잘못 움직인 손가락 덕분에 한 사람의 인생이 결국은 끝에 다다른 사례가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라 얼마 전에 벌어졌기 때문이다. (기사 : 파워 블로거 한마디에…'10년 직장' 관둔 사연은?) 자신을 파워블로거라 자처하는 이들이 식당으로 찾아가 음식 값을 깎아달라거나 또는 제품을 홍보해준다는 형태로 갑질을 해대는 사례야 이전부터 있던 일이지만, 보도화된 이야기 가운데 이처럼 '사소한'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꾼 것은 유례가 없었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트 속에 CPM 형태의 광고를 삽입한 글은 '양반'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파워블로거는 정말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파워블로거는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그런 이름을 받을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훨씬 빨리 퍼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욱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때문에 들키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자신의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것 보다는 타사의 비슷한 제품을 깎아내리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래서 파워블로거들의 갑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주들은 '혹평을 피하기 위해서' 받아주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워블로거는, 누군가를 '파괴'시킬만한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래서 '누구나'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다. 나쁜 소식을 전파하는 데에는 방문자가 100명이든 1000명이든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문자 가운데 그 소식을 퍼다 나를만한 사람이 단 몇 명만 있어도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파워블로거의 이러한 속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그 누구나 파워블로거를 사칭하며 갑질을 해댈 수 있고, '혹평'을 올릴 것이라며 협박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파워블로거라는 호칭은 사치이고, 적절하지도 않다. 블랙블로거라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웹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자영업자들이 이런 블랙블로거들을 파악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고, 결국은 다시금 당하게 되고, 또 다른 블랙블로거를 낳는 악순환만 계속 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자영업자들을 모아다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인터넷 마케팅에 대해서 교육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겠는가.


결국은 블로그 매체를 접하는 다수의 네티즌들이 파워블로거의 탈을 쓴 블랙블로거를 솎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선량한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if you want to test a man's character, give him power

한 인간의 인격을 시험해보려면 그에게 권력을 주어보라 - 에이브러햄 링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