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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11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시장이 항상 옳을수는 없다 18세기 애덤 스미스에 의해 시장 경제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이래로 시장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도구로서 작동해왔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시장 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은 당시 금융 위기의 원인으로 탐욕을 이야기하지만,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은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먼저 샌델은 지난 30여 년간 이전에는 시장을 통해 거래되지 않던 것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거래되기 시작했고, 이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이런 사회를 ‘시장 사회’라고 부르며 시장의 도덕적 한계가 점점 허물어져가고 있는데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 2012년에 출판된 마이클 샌델의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시장 경제에서 ‘시장 사회’.. 2017. 10. 8.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당신의 불안은 안녕하십니까? 불안은 정상적인 정서 반응이다 여러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와 같은 불안장애로 인해 방송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들이 많이 보도된 바 있으며, 최근 대표적인 연예인으로는 김구라와 정형돈을 꼽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데, 이는 정상적인 정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 산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경우나, 길에서 연쇄 살인범을 마주쳤을 때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가지고서 장애가 있다고는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위험이나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정서 반응이 아니라 병적인 불안 증세로 구분하게 된다. 불안장애는 어떤 특정한 증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신적 질환을 폭넓게 .. 2015. 11. 15.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가 1885년도에 출판한 단편소설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시몬 부부와 하나님이 던진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때까지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게 된 천사 미하일 사이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미하일은 하나님으로부터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세 가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인간 세상에서 찾을 것을 명령받게 된다. 소설의 제목이 그러하듯, 이야기의 핵심은 역시나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이다. 우화형식을 띄고 있는 만큼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게 작중에서 표현되고 있다. 1880년대 이후 톨스토이의 다른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도 마찬가지로 종교적 색채가 묻어나고 있다. 소설 처음에 .. 2015. 9. 17.
한니발 : 원작의 한계를 안을 수밖에 없었던 영화 img ⓒ Hannibal, 2001 "Would you ever say to me, 'Stop. If you loved me, you'd stop'"(이렇게 한번 말해봐. 그만해요. 날 사랑한다면, 그만해요.) "Not in a thousand years."(꿈깨시지.) 영화 《한니발》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영화로서의 재미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두루 갖췄다고 평가받는 영화 《양들의 침묵》의 후속작이다. 한니발은 양들의 침묵에서 클라리스가 렉터의 도움을 통해 버팔로 빌을 검거한 뒤 정식으로 FBI 요원이 된 10년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직전의 작품에서 렉터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앤소니 홉킨스는 한니발에서도 같은 역할로 출연하지만, 클라리스 역할을 맡았던 조디.. 2015. 9. 8.
바이센테니얼 맨 : 운명이 아닌 다른 삶을 찾아 《바이센테니얼 맨》이라는 이름에서 Bicentennial이라는 단어는 200년의, 200년 마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 영화의 의미를 풀어보면, 200년을 살아갈 남자라는 정도로 해석해볼 수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마지막 회에 삼천포(김성균 분)의 내레이션 가운데 “아날로그와 디지털 모두를 경험한 축복받은 세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면 이 세대도 20세기와 21세기 모두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센테니얼 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 변화의 한 가운데에, 그래서 두 세기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세대는 흔치 않다. 그래서 이들을 보고 축복받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일 텐데, 인간의 삶이란 기껏해야 한 세기를 살다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2014. 4. 30.
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 : 서울은 자본주의 환등상에 불과할까? 얼핏 보면 젊은이들의 얼굴에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진지함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경영하는 자신감과, 커피를 마시며 편한 자세로 앉아 있는 행복감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았지만, 그 표정의 이면에는 고달픈 삶이 분비하는 우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구보는 이 현상의 원인을, ‘불가능은 없다’고 훈육하는 자본주의 무한 경쟁 사회에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는 당위에 포섭되어 몸과 정신이 점점 마모되어 가다가, 결국 ‘가능한 것은 없다’며 탈진하는 ‘성과 주체’의 피로감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보았다. 구보는 이곳 카페의 젊은이들이 적어도 탈진 상태로 가는 위의 과정 중 어느 한 단계를 통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p. 180) 어떤 체제이건 간에 집권층의 이익을 위해서는 일반적으.. 2014. 4. 25.
지구의 정복자 : 이타주의와 인간의 유래를 설명할 '집단 선택설' 통섭의 시대라며 자연과학, 또는 공학을 전공한 이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는 것이 어느덧 당연한 일이 되고 있고, 삼성의 행보를 보고 있자면 그와 정 반대 방향의 통섭도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개 후자보다는 전자의 경우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공학에서 요구되는 정도가 더 크다. 그리고 전자의 경우를 뒷받침 하는 예시로는 전자출석의 공학적 의미와 인문학적 의미를 비교하는 이야기가 자주 언급된다. 요악하자면 「전자출석은 출석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또는 수업의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실제로 그렇지 못했고, 결국 오늘날 전자출석을 이용하는 대학교는 극히 드물다.」정도이다. 그런데 이런 피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2014. 2. 17.
플루토크라트 : 보호를 위한 해자, 고립시키는 해자 한 때 모 커뮤니티에서 빈부 격차와 소득, 계급 고착화에 대해서 논쟁이 오갔던 적이 있다. 많은 학자들도 이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바 때문에 논쟁의 주제도 되지 못하는데, 이를 의식해서였는지 당시 논쟁은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용어의 정의 자체에 대한 토의가 주를 이뤘다. 다수 계층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는 마당에 빈익빈이라는 용어는 부적절하다는 한 편의 주장과, 상대적인 부의 박탈감이 이전에 비해 커졌기 때문에 빈익빈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는 다른 측의 주장이 계속 오갔는데, 서로 이해가 다른데서 출발한 논쟁은 항상 좋지 않은 끝맺음을 맺기에 그 논쟁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이라 본다. 그러나 당시 논쟁에서 오가던 두 가지의 주요한 내용, 1. 과.. 2014. 2. 10.
우리 모두가 공범인, 책 「공범들의 도시」 우파 범죄학과 좌파 범죄학 영화 일급살인은 알카트라즈 감옥을 없애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한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법정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니 만큼,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다른 영화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수도 있고,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의 기법적인 요소가 아닌 영화가 다루고 있는 내용을 보면, 그리고 그 내용이 모두 사실에 기반을 둔 것임을 알게 된다면 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는지를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다. 이는 책 '공범들의 도시'에서도 잘 언급되고 있다. 책의 표현을 인용하여 이를 간단히 요약해보면 좌파 범죄학과 우파 범죄학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좌파 범죄학의 경우, 우리가 익히 알고.. 201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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