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27

생수, 그 치명적 유혹 : 생수 산업의 실체 우리는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일들을 평소에 겪었던 경험에 기인하여 빠르게 해결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비가 오는 날 빨래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빨래를 해보지 않더라도 되도록 비오는 날은 피할 것이고, 우유를 마시고 속이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면 우유를 꼭 먹어보지 않더라도 우유를 피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경향은 복잡한 여러 사건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험하기도 하다. 예컨대 우유를 먹고 속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실제로는 우유 때문이 아니었다면 어떨까? 이는 우리의 경험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조작되고 편집되어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고정관념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러한 실제 사례 가운데 하나가 바.. 2014. 1. 27.
군주론 : 종교와 도덕에 함몰돼있던 정치를 현실세계로 우리나라 진보학계의 원로학자이자, 한 때 안철수 의원의 정책네트워크 의 이사장직을 역임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런 말을 남긴바 있다. "우리 정치에서는 칼 마르크스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더 필요하다" 진보라는 정치적 사상을 단순히 시민계급의 이데올로기,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한정 짓는 것은 부적절하겠지만, 19세기 이후 진보의 맥이 대개의 경우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내용대로 읽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국내 진보인사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최장집 교수가 많은 부분에서 진보와 정 반대 노선으로 해석되는 마키아벨리를 마르크스보다 더 우선순위에 둔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일 수밖에 없다. 그런 그는 대체 왜 마키아벨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까? 마키아벨리의 대표 저서인.. 2013. 10. 23.
시네마 수학 : 스토리텔링 수학, 영화로 수학을 만나다 모든 자연계 고등학생들, 그리고 이공계 전공자들이 그렇겠지만 그들과 수학은 애증의 관계다. 배우고 익혀 나가는 것이 분명 어렵고 난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제쳐뒀다간 다른 과목 모두 영향을 받는다. 이공계 전공과목의 상당수는 모두 수학으로 쓰여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수학을 곧 잘 하는 사람은 있지만 정작 수학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이학을 전공하지 않는 이상은 그렇다고 답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었다. 대부분은 그런데, 그러한 경우에서 예외인 경우도 한 번 존재하긴 했었다. 고등학교 시절이었을까. 다른 과목의 성적은 썩 뛰어나진 않았지만 수학과 과학만큼은 그 누구보다 잘해내는 친구였고, 그 중에서도 수학실력은 수준급 이였다. 매번 모의고사의 수리영역이 끝날 때쯤, 그 친구의 책상 주위에는 답.. 2013. 8. 21.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난장이와 굴뚝, 그리고 달나라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처음 세상의 빛을 본게 1976년이니, 햇수로 따지면 벌써 약 40년의 시간이 흘렀다. 비록 지금은 없지만, 그만큼 오래된 책이 처음 내 책장으로 들어오게 된것이 초등학교때이니, 난쏘공을 접한 햇수를 따져보면 책의 나이만큼이나 꽤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그 때는 책을 사놓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다.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처음 내용인 뫼비우스의 띠를 읽다가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책을 덮었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난쏘공을 다시 읽게 되었고, 그 속에서 난쏘공이 전하려는 의미를 분명하진 않지만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실제로 당시 2005년 즈음에 블로그를 통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2013. 7. 20.
왜, 선행학습을 금지해야 할까? : 공교육 부활의 비책? 지난번, 영화 디태치먼트를 통해 공교육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살펴본 적이 있었다. 물론 그곳에서 그려지고 있는 모습이 다소 과장되었다거나, 혹은 우리나라와는 다를 수 있다는 반론은 충분히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학교2013의 방송 내용 -디태치먼트를 모티브로 삼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로 대부분의 설정이 영화와 유사함- 을 토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실제 학교 현장은 이것보다 더 심하다’는 의견도 의외로 많았던 점으로 미뤄볼 때,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섣불리 속단 할 수는 없다. 이렇게 공교육이 무너지게 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지난번 포스트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언급했지만 사회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2013. 7. 14.
인간 중심의 기술 적정기술과의 만남 적정기술, ‘절대빈곤의 다수를 위한 착한기술’ redherring.t@gmail.com 지난 수 세기 동안 인간은 수많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찬란한 문명을 이룩해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술은 환경 파괴나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여러 이유로 손가락질 받기도 했지만, 고도화된 기술이 인류 전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예컨대, 기술의 발전을 통해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많은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인간은 해방될 수 있었고, 또한 이동수단의 발전을 통해 인류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여러 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현재까지도 진행형이지만 오늘날의 기술 발전이 예전과 마찬가지로 인류 모두에게 그 혜택이 나눠지고 있다는 부분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2013. 7. 7.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 : 지식 독점은 혁신의 원동력인가? 사회주의 경제 체제와 비교했을 때 자유 시장 경제체제가 더 큰 성공을 거뒀음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에는 없는 시장 경제만의 독특한 특성에 기인하는데, 그것은 노력에 따른 보상, 즉 '사유 재산 제도'이다. 정부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계획 경제 체제는 대개의 경우 사유 재산 제도를 인정하고 있지 않음으로 인해 각각의 경제 주체들이 경제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받지 못하고, 그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반면에 자유 경제 체제의 경우 사유 재산 제도를 통해 경제 주체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해야만 하는 동기를 강력하게 부여해주기 때문에 전자의 것에 비해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는 어떠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보상이 반드시 제공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 2013. 6. 30.
자유론 : 획일화로 사라져 가는 개별성, 보장 되어야 할 자유 과거의 이들은 많은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을 뿐더러, 또한 자신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되지 않았다. 아마 그때의 사람들이 오늘날 우리를 본다면 한편으로 부러워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우리는 예전에 비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더불어 기술적 여건이 닦아진 현재에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바를 SNS나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쉽게 개진할 수 있으며, 그런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저 인터넷에서 본 뉴스의 아래로 이동해 댓글을 달아 자신의 생각을 보여줄 수도 있다. 오늘날 이런 기술적인 여건의 특징은 파급력이 강하다는 점과, 다수의 사람들이 손쉽게 한데 뭉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또한, 기존의 매체는 소수.. 2013. 4. 7.
이코노믹 씽킹(Economic Thinking) : 핵심을 꿰뚫는 힘 왜 우유팩은 사각형이고 음료수 캔은 원통형일까? DVD와 CD의 크기는 똑같은데 왜 DVD는 CD보다 큰 케이스에 담겨있을까? 술집에서 땅콩은 공짜로 주면서 물은 왜 돈을 받을까?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것들을 궁금해 하지만,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 또는 원래부터 그래왔다고 생각되는 것을 궁금해 하지는 않는다. 앞서 예를 든 세 가지의 궁금증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살펴볼 수 있으며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들이지만 우리는 이것들을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뿐, 물음표를 띄우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왜 그것을 궁금해 하지 않을까? 명쾌한 해답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비밀에는 그것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경제.. 2013. 3. 3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