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과 채집으로 하루를 이어가던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언제나 하나의 집단을 구성하며 살아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 바, 인간은 하나의 개인으로서 존재하고는 있으나 그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실증된다고 할 수 있다. 사람 인(人)자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를 막대기 두개가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을 통해 표현했다는 이야기도 있듯이, 인간이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생활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다.

 

이쯤에서 왜 이토록 인간이 집단에 소속되어야 한다고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주장해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생존을 위해서는 여럿이서 뭉쳐 부족을 이뤄 생활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고, 이는 '삶'의 안정성이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은 시대까지도 유효했다. 아무리 사회적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인간이 무리를 이뤄 살아가게 된 것은 '생존'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현실에서는 여럿이 뭉쳐 있는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였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굳이 집단을 구성해 살아가지 않더라도 삶의 안정성이 보장된다면 인간은 그럼에도 무리를 이룰 것인가? 이 점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다수의 사람이, 엄밀하게 정의할 때 3세대 이상이 함께 가족을 이뤄 살아갔던 그 옛날의 대가족 체제가 무너지고, 2세대가 함께 사는 핵가족 제도가 당연시 하게 여겨지는 지금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굳이 3세대 이상이 함께 살지 않더라도 삶은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는 무리가 없어졌다는 것이 아니라 무리의 '축소'이다.

 

그 옛날에 비해 삶의 안정성이 국가에 의해 충분히 보장받는 지금은 어떨까?

 

1인 가구의 등장은 '당연한' 현상이다

 

 

저자인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서두에서 '혼자 살기는 점점 증가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p.20)'라며 운을 뗀다. 굳이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미뤄 볼때 사실 당연한 일이다. 이전까지는 가족이라는 단위 내에서 최소한의 보호를 받아야만 삶의 안정성이 보장받기 때문에 그 단위를 이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개인이 가족이란 단위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1인 가구라며 자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안정성이 담보되야만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그 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가에 의해서 삶의 안정성이 보다 폭 넓게 보장되며, 개인이 스스로를 싱글턴(Singleton)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갖출 수 있게끔 사회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책의 본문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지금의 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혼자 살기 수월(p.26)'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여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일반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3.9%로 10년 전 (2000년 15.5%)에 비해 8.4%p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삶의 안정성이 보장됬다고 해서 1인 가구가 증가했다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듯,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홀로 살며 기나긴 시간동안 외로움을 느낀다면 이는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삶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1인 가구의 등장의 다른 원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1인 가구로 살면서도 개인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된 2가지 원인으로 '통신혁명(p.31)', '거대도시의 발달(p.32)'을 꼽고 있다. 굳이 가족을 이뤄 살지 않더라도 인간관계의 부족에서 올 수 밖에 없는 외로움을 충분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충족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더라도 사람과의 만남을 쉽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1인 가구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앞선 단락의 내용을 저자의 말을 빌려 다시한번 요약하자면 '1인 가구는 현대사회의 본질적 특성(p.294)'라고 할 수 있겠다. 여성의 지위 상승, 통신 혁명, 대도시 형성, 그리고 수명 연장(들어가는 글. 싱글턴 사회)으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의 4가지 이유로 하여금 오늘날은 1인 가구가 생겨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며, 생겨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는 시대의 흐름이지만 우리가 1인 가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예전의 경우에는 이러한 1인 가구를 '가족을 구성하는 등의 안정적 단계로의 진입을 위한 과도기적 단계(p.18)'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1인 가구는 어쩔 수 없이 거쳐가야만 하는 필요악이 아닌 개인 스스로가 선택한 길임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혼자서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혼자 사는 그들이 더 왕성한 사교활동을 하는 등 외려 사회적 활동의 양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언급하며(C1. 혼자 산다는 것) 싱글턴을 고독과 외로움의 시선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혼자 있어서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더 왕성한 사교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박을 할 수 있다. 저자 역시도 이에 대해서 미리 생각을 했던지,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전혀 고독이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함께 가족을 이뤄 산다고 해서 무조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여기에 덧붙이며, '지금은 고립의 시대가 아니라 너무 과도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라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고독의 시간을 가져볼 필요도 있다'라며 1인 가구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즉, 생산적 휴식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개인이 선택한 싱글턴들의 이야기이다. 우리 사회에는 자신들이 원해서 싱글턴이 된 사람들도 있지만 부득이하게 독립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혼자 나이 들어 간다는 것의 고립

 

 

1인 가구 모두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는 것을 저자역시도 책 속에서 언급하고 있다. 노년의 자유를 위해서 스스로가 자식으로부터 독립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부득이 하게 독립을 유지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사회보장제도의 불신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양로원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경우를 큰 예로 꼽고 있다. 당장의 삶이 힘들지언정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거부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런 현상을 '독립의 횡포'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가난과 질병으로 인해 시설 조차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 노년의 그들은 사회에서 점점 분리되어 나오고 끝내는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얼마 전 사망한지 40일만에 한 독거노인이 집에서 발견되었다는 기사는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여실히 보여준 하나의 극단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수 많은 독거노인들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노년의 그들은 질 좋은 삶을 희구하기 보다는 앞서 언급한 그러한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러한 예로 뉴욕에서 가장 인기기 많았던 공공 서비스 중 '식사배달 서비스'의 예를 들며, 이 제도의 축소로 인해 '뉴욕에서 가장 취약한 주민들이 다른 사람과 얼굴을 맞댈 귀중한 기회를 빼앗기리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제는 1인 가구를 하나의 현상으로 인정해야 할 때

 

 

흔히들 1인 가구를 떠올린다면 '외로움', '고독'정도로 느끼기 마련이다. 결국은 1인 가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 수 많은 증거와, 300명에 달하는 실제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며 효과적으로 설득해내고 있다. 1인 가구를 부정적으로만 볼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달에 따른 반대급부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1인 가구의 등장의 4대 원인이 역진(p.284)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1인 가족을 정식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이에 따른 대응책이 나오지 않음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몇 가지 대응책을 책에서 제안한다. 모두 설명할 수는 없기에 큰 줄기만 언급하자면, 자발적으로 인간 관계를 맺는데에 어려움이 있는 취약한 계층의 사회적 고립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대다수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스스로 1인 가구를 선택한 이들을 위한 주택 공급등을 꼽을 수 있다.

 

이제는 혼자 살기 역시 타당성 있는 선택임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말을 빌린다면, '여럿이 사는게 더 좋다며 설득하기 보다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라고 결론지을 수 있겠다. 당신이 혼자 살고 있다면 한번쯤 읽어봐야 하는 책이고, 가정을 꾸려야 하는 압박을 받으며 혼자 사는것에 대한 죄책감마저 든다면 무조건 읽어봐야 한다. 둘 다 해당되지 않더라도 1인 가구로 변해가는 사회의 흐름을 놓쳐서 시대에 뒤쳐지고 싶지 않다면 읽는게 분명히 도움이 될 책이다.

 

베스트 리뷰로 선정됬습니다. 감사합니다 :D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 8점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안진이 옮김/더퀘스트

1950년에는 미국 성인들 가운데 22퍼센트만이 독신이었다. 지금 미국 성인들의 50퍼센트 이상이 독신이며 7명 중 1명에 해당하는 3,100만 명이 혼자 산다. 1인 가구는 미국 전체 가구의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