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의 여파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본다면 금융위기의 시작 당시 기록했던 6.7%의 실업률은 2009년 10%로 정점을 찍고 2013년 현재 7.8%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의 경우 미국의 실업률은 약 5%였으니, 아직까지도 금융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기에는 길은 멀어 보인다. 단지 실업률로 모든 걸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런 사태를 촉발시킨 주범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의 공적자금을 투입 받고 여전히 그 옛날처럼 남아있고, 그들의 주머니 또한 가벼워지지 않았다. 책임은 지지 않은 채 보너스와 스톡옵션을 챙기며 유유히 자리를 떠나거나 혹은 계속 남아있는 그들에게 분개해 일어난 월스트리트의 '99%'를 대표한 시위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경제학자는 '금융인들에게도 의사처럼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선서를 하게 해야 한다'라며 그들의 비도덕적인 태도를 비난하기도 했다.

 

금융위기와 같은 결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은 대다수의 일반 사람인데, 그 대다수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와 그런 사건을 촉발시킨 원인 제공자들의 주머니를 다시 채워준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왜 그러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교육현장에서는 실질적인 금융교육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부자들의 음모'다.

 

실제로 중요한 교육은 사라진 교육현장

 

 

전도서 10장 19절을 찾아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잔치는 희락을 위하여 베푸는 것이요, 포도주는 생명을 기쁘게 하는 것이나 돈은 범사에 응용되느니라.' 이 구절의 해석이 종교적으로 어떻게 이해되는지는 성경학자들의 몫이니 차치하고, 있는 구절을 그대로 이해하자면 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범사에 응용된다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현장은 그런 '현실'과는 조금 괴리가 있다. 돈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회적 문제정도로 인식하기 일쑤이다. 청렴함에도 가난한 이들의 현실의 부조리함을 지적한다면 의미 있는 교육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가난함을 마치 하나의 덕목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분수를 지키며 살아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며 저축하라'고도 교육한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 모든 행위들이 모두 '부자들의 음모'라며 지적한다. 이는 프로이센 교육제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전까지의 대학은 '연구대학'이라는 개념으로써,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문연구는 새로운 학문의 창조를 의미하는 것이며 교수의 창조적 교육활동과 학생의 창조적 활동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프로이센에 의해 새롭게 변한 대학은 계몽주의적 교육관에서 파생된 학문관으로써 대학교육을 단순한 '직업교육'으로 전락시켰다. 이는 곧 '열심히 일해라'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며, 명령과 규제에 잘 순응하는 노동자를 만들기 위한 방책 중 하나였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금융을 이해해야 한다.

 

 

금융교육이 사라진 오늘날 교육현장에서 말하는 돈의 낡은 규칙들이 있다. 저자는 이를 크게 4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이 4가지는 '1. 좋은 학교를 나와서 든든한 직장을 잡아라. 2. 집부터 사라. 뭐니 뭐니 해도 집이 가장 큰 자산이다 3. 돈은 버는 한도 내에서 아끼고 저축해라 4. 주직, 채권, 뮤추얼펀드에 골고루 분산해 장기투자해라'이다. 저자는 이러한 돈의 낡은 규칙을 지킨다면 그저 부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네 가지의 규칙이 왜 낡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금융을 이해해야만 한다.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을 통해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갖게 된다. 이때의 달러는 금 1온스에 35달러가 연동된 태환화폐였다. 달러의 가치는 금에 고정되어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베트남전으로 인해 달러의 가치가 폭락했고, 이로 인해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낮아지고, 그러자 달러를 금으로 교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1971년, 금본위제를 포기한다고 선언한다. 달러가 불태환화폐가 된 것이다.

 

이전의 달러는 금과 연동되어 있었기 때문에 달러가 발행되기 위해서 국가는 그만한 양의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금본위제를 포기하는 순간부터 달러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고, 필요에 의한다면 어느 때나 달러를 찍어낼 수 있게 변했다. 다른 나라 역시도 이에 맞춰 금본위제를 포기했고, 경기팽창을 위해서라면 시중에 공급되는 통화량을 증가시킬 수 있게 되었다. 돈의 가치는 의도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고, 결국 언젠가는 제로에 다다를 것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화폐의 가치가 언젠가 제로에 다다르게 된다면 돈을 그 자체로 보유하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는 1차 대전 이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생각해보면 된다. 때문에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하는 경향이 많아졌지만 저자는 이 역시도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이자, 낮은 배당금, 손실의 위험 등이 있기 때문에 안전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대안일까? 저자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부자들만이 공유하는 돈의 법칙'을 통해 그 방법을 설명한다.

 

빚을 잘 이용하라

 

 

책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파생상품이라는 개념과 현금흐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파생상품이라는 개념을 쉽게 설명하면 '대출을 받아 구입한 부동산을 매달 은행에 줘야하는 돈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임대해주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은행의 '대출'이라는 상품으로 '부동산 임대'라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는 식이다. 현금흐름은 그런 자산을 통해 자신에게 꾸준히 들어오는 금액을 의미한다. 예컨대 주식 배당금, 인세, 임대료 등이 될 수 있다.

 

부동산이건 뭐건 간에 결국 이런 자산을 가지는 과정에서는 빚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생각에 따르면 그런 '빚'을 만드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긍정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을 테다. 하지만 저자는 '좋은 빚'과 '나쁜 빚'을 구분한다.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주택을 구입하는 등 개인적인 이유로 지는 빚은 나쁜 빚이지만 병원에 더 좋은 장비를 사들이고, 자신이 임대하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고자 구조 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지는 빚은 좋은 빚이다. 더 높은 소득을 불러올 수 있는 빚을 지는 것은 좋은 빚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좋은 빚을 통해서 개인의 현금흐름 상황을 더 좋게 개선할 수 있다.

 

'돈'은 '지식'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돈을 버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구매한 자산을 되파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자본이득'이 아니라, 보유중인 자산이 꾸준히 소득을 만들어주게끔 하라는 것이다. '현금흐름'을 개선하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기본적인 원칙은 어릴 적 즐겨하던 부르마블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게임을 승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역을 소유하고, 그 지역의 부동산을 별장에서 빌딩으로, 빌딩에서 호텔로 자산의 가치를 늘려 현금흐름을 개선해야만 한다.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우리들은 꾸준한 저축을 하며, 힘들게 번 돈을 펀드에 들며 자신의 돈을 알지도 못하는 부자들의 주머니에 넣어주고 있다며 저자는 경고한다. 또한 우리들의 세금을 통해 부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줘야 할 이유가 있냐며 되묻는다. 많은 부자들은 이자나 배당금, 지대를 통해, 즉 현금흐름을 좋게 개선하여 높은 이득을 챙기나 이는 '불로소득'으로 인정되어 세금을 부담하지 않거나, 부담하더라도 매우 적게 부담한다. 세금을 덜 내는 그들을 위해 다수의 근로자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와 그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모양새이다.

 

이는 자본주의라는 체제의 잘못일수도 있다며 저자는 이야기하지만, 그는 '체제를 탓해봤자 바뀌지 않을 것이다. 설령 바뀐다 해도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의 세대에서는 바뀔 확률이 낮기 때문에 그것을 기다리지 말고 당신이 바뀌어라'라며 현실적으로 주문한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넋 놓고 기다리는 멍청한 사람들만 제치면 된다.'라는 격한 표현까지 곁들이면서.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 모른다는 것은 죄이다. 설령 모른다는 것을 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모르기 때문에 당해왔던 것들은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알아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

 

부자들의 음모 - 6점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윤영삼 옮김/흐름출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이후 12년 만에 완성한 ‘돈과 투자의 비밀’ 완결편. 로버트 기요사키가 직접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독자들과 교류하며 쓴 첫 번째 책으로, 금융위기 이후 혼란스러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