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유팩은 사각형이고 음료수 캔은 원통형일까? DVD와 CD의 크기는 똑같은데 왜 DVD는 CD보다 큰 케이스에 담겨있을까? 술집에서 땅콩은 공짜로 주면서 물은 왜 돈을 받을까?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것들을 궁금해 하지만,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 또는 원래부터 그래왔다고 생각되는 것을 궁금해 하지는 않는다. 앞서 예를 든 세 가지의 궁금증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살펴볼 수 있으며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들이지만 우리는 이것들을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뿐, 물음표를 띄우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왜 그것을 궁금해 하지 않을까? 명쾌한 해답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비밀에는 그것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경제학이 그 열쇠가 될 수 있다. 경제학적으로 사고함으로써 답이 없을 것만 같던 수많은 비밀들의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코노믹 씽킹 - 8점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지급준비율, 신용창조, 양적완화,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학 용어들을 듣게 되었을 때, 경제학을 전공했거나, 또는 그러한 용어를 사용할법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러한 용어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이 용어를 사용할법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고 해도 듣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흔히들 경제학은 고리타분하다고, 어렵다고, 그리고 실생활에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 누가 이러한 불필요한 내용을 듣고자 하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채 책장 한편에 꽂아놓은, 먼지가 수북이 쌓여 이제는 더 이상 무언지 알아볼 수조차 없는 그 '경제학'은 사실 실생활에 매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 여러 가지 대안을 비교했던 것도 비용편익의 법칙이라는 경제학의 테두리로 설명이 가능하고,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도 여러 번 먹으면 물리는 것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러한 일상적인 것들을 경제학적 이론으로 명쾌하게 설명해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학은 평소에 궁금했지만 으레 그럴 것이라 생각되었던 것들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답과 설명을 제시해줄 수 있다.

 

으레 그럴 거라 생각했던 것들

 

 

물음표를 띄우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들 이야기 하지만, 우리 삶에 있어서 물음표를 띄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나마도 물음표를 띄우는 경우는, 예컨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 궁금해서 질문을 한다거나,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를 몰라서 묻거나, 아니면 개인에 관한 객관적인 질문들에 그친다. 으레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질문을 던지지도, 생각이라도 해보지 않는 것이다. 수학 시간에 모르는 내용이 있어 질문을 던진다고 할 때, 이 공식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있을 수 있지만, 이 공식이 어떻게 유도된 것인지, 유도과정은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서와 같은 보다 본질적인 질문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린 시절에는 그러한 질문들을 흔히 던지게 된다. 그때에 그럴 수 있던 것은, 세상에는 원래 그렇다는 것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나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왜 우유팩은 음료수 캔하고 모양이 다를까?‘ 와 같은 질문들이 한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질문을 누군가에게 던지게 된다면, 원래 그렇다는 답변을 듣기 마련이고, 이러한 것들이 누적되면서 어린 시절 던질 수 있었던 그런 질문들이 점점 사라지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세상 모든 비밀에는 열쇠가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여자들이 하이힐을 신는 것', '돌고래가 멸종 위기에 있는 것'과 같은 것들에도 말이다. 그리고 - 물론 이러한 비밀들을 설명하는 방법은 접근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것들이 있겠지만 - 그런 비밀의 해답을 찾아내는 열쇠로 경제학을 사용해볼 수 있다.

 

먼저 '여자들이 하이힐을 신는 것'에 대해서 살펴보자. 앞선 문단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떤 현상의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는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즉, 경제학적인 내용을 배재했을 때, 하이힐을 신음으로써 몸의 라인이 더 강조되고 키가 더 커 보이는 등의 미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하이힐을 신는다는 식의 또 다른 방식의 접근이 가능할 테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디까지나 키는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고 하이힐을 신음으로 인해 잃게 될 건강상의 요인을 생각해본다면 모든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라는 경제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럼에도 모든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게 된 것은, 어느 누군가는 분명 신을 테고, 때문에 결국 모두가 신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 경기장이나 콘서트 장에서, 모두가 앉아서 관람하면 편하게 볼 수 있으나, 결국은 모두가 일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떠올린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돌고래가 멸종 위기에 놓여있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이 역시도 여러 가지 대답이 있을 수 있다.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한 채 무분별하게 포획하기 때문이라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렇지만 정확한 답변이 되기 위해서는 왜 그들이 무분별하게 포획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들은 왜 그렇게 남획을 할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돌고래는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고, 때문에 먼저 잡는 사람이 고래의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잡지 않는다고 해도 누군가는 잡아갈 거라는 것 역시도 하나의 답이 될 수 있겠다.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귀를 떠올려 보면 된다. '내 것처럼 아껴서 사용해주세요'

 

비밀의 본질을 생각하다 보면

 

 

어떤 비밀들을 설명하는 방법은 접근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테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시작하던 지간에 보다 본질적으로 들여다보면 경제학과 같은 점에 수렴한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학을 단순히 나라의 살림살이, 금융시장과 같은 거시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해봤을 뿐, 우리들의 세세한 일상적인 삶에까지 적용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일상의 일을 설명하는 데에는 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경제학은 결국 사건의 마지막에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경제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비밀의 본질에 보다 빨리 접근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때문에 모든 접근 방식의 본질에는 경제학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게 된다.

 

하지만 단순하게 모든 길이 경제학으로 통한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예컨대, 기린의 목이 길어진 이유와 같은 것들은 진화론과 같은 과학으로 설명되지, 경제학으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화론의 기본이 되는 적자생존의 법칙, 자연선택설과 같은 내용들은 경제학도 마찬가지로 다루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해당 내용은 진화론에서 경제학으로 이식된것이기 때문에, 그 끝에 경제학이 있다고 말하기에는 곤란한 면이 다소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연선택설이 비경제적이라고 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제학은 자연의 본능일수도

 

 

진화론의 내용이 경제학에서 출발했다는 식의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둘의 서사관계는 분명 진화론이 더 앞에 위치하고 경제학이 그 뒤일 테다. 그러나 18세기에 나온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의 내용인 '경쟁은 더 나은 경제를 가져온다'라는 내용이 다윈의 진화론의 내용 중 하나인 '생존경쟁에 적합한 개채만이 살아남고, 때문에 종은 이전보다 더 나아진다'라는 내용은 일면 비슷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앞선 단락에서 언급했던바와 같이 경제학은 다양한 학문과 그 경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다른 방향으로 살펴보자면, 경제학은 어쩌면 자연의 본능일수도 있을 것이다. 보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하고, 보다 더 잘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진화론의 기본이자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경제학적인 내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학이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다양하기 때문에, 우리가 단순하게 몇 가지 편협한 사례들을 가지고서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의미에서의 경제학만을 살펴본다면 이러한 결론은 충분히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산다는 것, 경제학이라는 것이 어쩌면 자연의 본능이라는 것을.

 

이코노믹 씽킹 - 8점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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