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경제 체제와 비교했을 때 자유 시장 경제체제가 더 큰 성공을 거뒀음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에는 없는 시장 경제만의 독특한 특성에 기인하는데, 그것은 노력에 따른 보상, 즉 '사유 재산 제도'이다. 정부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계획 경제 체제는 대개의 경우 사유 재산 제도를 인정하고 있지 않음으로 인해 각각의 경제 주체들이 경제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받지 못하고, 그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반면에 자유 경제 체제의 경우 사유 재산 제도를 통해 경제 주체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해야만 하는 동기를 강력하게 부여해주기 때문에 전자의 것에 비해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는 어떠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보상이 반드시 제공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사회봉사활동의 경우를 예로 살펴보자. 우리는 흔히 이런 활동에는 보상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복지 봉사활동 인증관리(VMS)를 국가에서 운영하고, 또한 이렇게 쌓인 봉사활동 시간이 나중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보상이 전혀 없다고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밖에 여러 가지 예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번 글에서 책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를 소개하며 살펴보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지적재산권에 대한 부분이다.


카피라이트 vs 카피레프트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는 것 역시도 앞서 설명했던 그러한 이유와 같다. 즉, 이러한 자유와 창안에 대해서 정당한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창작활동이 활성화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이익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이러한 지적재산권 제도에 대한 근거이다. 이러한 지적재산권 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특허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저작권이다. 특허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전에 앞서 먼저 저작권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저작권은 특허권과는 다소 다른 개념으로, 소설이나 영화, 음악,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이 무형의 것, 내지는 문화와 관련된 지적 재산에 대한 권리라고 보면 되겠다. 이러한 저작권은 15세기 유럽의 인쇄 문화의 발달에 따라 특정한 인쇄물에 대한 출판 독점권을 소수에게 주는데서 시작했는데, 이 흐름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법은 각국마다 다소 상이하나 국제적으로 베른협약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저작권은 '카피라이트(copyright)'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 마크가 일반적으로 카피라이트를 의미하는 데에 사용된다.


서두에서 살펴보았듯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보상을 반드시 지급할 필요가 있고,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상은 저작권법에 의해 정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보상이, 즉 본래의 저작권자에게 베타적인 권리를 인정해주는 이러한 흐름들이 오히려 새로운 창작활동을 방해한다는 의견 역시도 존재한다. 이는 '카피레프트(copyleft)'라는 말로써 흔히 보이는데, 요 근래 많은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는 CCL(크리에이티브 커먼즈)도 그러한 흐름 중 하나이다. 이 카피레프트는 카피라이트의 마크가 좌우 대칭된 형태로 그려진다. (상단의 이미지 참고)


특허권 :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



저작권과 달리 특허권은 아이디어의 보다 '구체적인 이행'이 담보되는 경우에 적용된다. 예컨대 발명이나 디자인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허권에 대한 관심은 기존에는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삼성과 애플,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두 회사 간의 특허 전쟁에 따라 대중들의 관심을 조금씩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특허권 분쟁은 2011년 4월, 애플이 '갤럭시가 자사의 아이폰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리고 삼성은 그 일주일 후, 애플을 '아이폰이 자사의 통신특허를 침해했다'고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독일, 일본에 제소하게 된다.


애플은 삼성을 제소하며 '디자인을 비롯한 UI(User Interface), 아이콘, 심지어 포장까지 표절'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애플이 삼성에 의해 침해당한 자사의 특허 내용들 가운데에서는 특허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있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면 1. 둥근 모서리나 휴대폰 상단에 긴 스피커 구멍이 위치하는 등의 아이폰의 고유한 트레이드 드레스(US3470983) 2. 스마트폰 화면 중앙에 둥근 모서리를 가진 사각 아이콘의 바둑판(grid) 형태로 놓여있는 것(D604,305) 3. 상대방 이미지와 둥근 메시지 박스 내에 내용이 들어가는 타임라인 형태의 대화세션(US7669134) 정도를 꼽아볼 수 있겠다. (상세내용 참고)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걸어놓은 2012년 국제지재권 분쟁 동향 연차보고서를 참고하면 된다. 어쨌거나 이러한 특허 분쟁 과정 내에서 나왔던 이야기는 '애플의 삼성에 대한 소송이 바로 기술의 발전과 창의성을 가로막는다'는 것이었다. 애플이 자신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권리를 매우 폭넓게 적용하여 여러 후발주자들의 진출을 방해하는 경우는 비단 이번 뿐만은 아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MS와 애플 사이에 있었던 GUI와 관련한 소송이다. 애플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삼성이 이야기 하는 '애플이 기술의 발전과 창의성을 막는다'라는 말이 전혀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적 재산권법 : 지식에 대한 독점은 정당한가?



앞선 두 단락을 통해 저작권과 특허권에 대한 개념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봤고, 그리고 이러한 지식 독점에 대해 반하여 생겨난 카피 레프트, 그리고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을 통해 애플의 지식 독점을 가볍게 살펴봤다. 이번 글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책에서는 지식 독점의 폐해로써 와트의 증기기관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특허권을 통해 자신의 발명이 보호받고 있던 기간 동안 증기기관의 발전은 더디었는데, 기한이 되어 특허권이 소멸된 다음부터 증기기관의 발전 속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는 예를 통해서 이를 보여주는데, 그러면서 책은 이러한 모습을 '지대 추구 행태'라는 말로써 정리한다.


지대 추구(rent-seeking) 행태라는 말은 어려워 보이지만,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특허를 통해 자신이 직접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특허에 대한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고, 자신은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챙기는 형태다. 즉, 자신에게 일정한 땅이 주어져 있다고 할 때, 이 땅을 자신이 직접 경작하거나 건물을 세워서 이익을 챙기기 보다는 그 땅을 남에게 빌려줘서 지대를 받는 데에 그친다는 이야기이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이러한 예를 들었지만, 사실 이렇게 든 예는 굉장히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적용된다. 누구든지 어떤 경제적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땅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허권자가 땅을 자신만이 이용한다면 그것 역시도 곧 지식의 독점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시 한 번 지대 추구 행태를 언급한다면 '특허를 통해 독점적인 권리만을 누리려고 하는 행태'를 나타낸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결국 자신은 경쟁자로써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특권만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다.



즉, 지적 재산에 대한 배타적 권리의 폭 넓은 인정은 곧 지식에 대한 독점을 만들고, 이는 사회 전체의 경쟁을 저해하게 된다. 글의 서두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우리는 경쟁이 없는 사회가 어떤 결말을 맺는지를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경쟁이 없는 사회의 결말을 굳이 재언급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빌리자면 '작가와 발명가들의 작품과 발명품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일정 기간 동안 보호해줌으로써 과학과 실용기술의 진보를 촉진할 수 있다'는 미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이 내용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책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는 이러한 생각에 반기를 들며 '그렇다면 한번 지식 독점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라고 독자에게 주문한다. 책은 '제트 엔진이나 인터넷은 배타적 권리를 확보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는 예를, 그리고 에이즈 치료제를 예로 들며 '저작권과 특허로 인해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된다'라며, 지식 독점이 양날의 칼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식 독점이 양날의 칼이라는 점은, 세상 모든 일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는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에 부합하기 때문에 '지식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근거로는 사실 부족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책은, 보다 원론적인 이야기에 접근한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지적 재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은 시장 경제 체제에서의 사유 재산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와 같다고 말했었다. 즉, 기술의 발전과 창의성에 대한 보상을 인정함으로써, 그러한 행동을 장려하고자 한다고 말이다. 책은 지적 재산권이 존재하는 원론적인 이유를 환기시키며 '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지적 재산권법이 그러한 활동을 장려하고 있는가?'라고 독자에게 되묻는다. 우리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렵다. 애플과 삼성의 예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 : 지식 독점은 혁신의 원동력인가?



책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는 단호히 이야기한다. '지식 독점은 혁신의 원동력이 아니라 혁신을 방해하는 걸림돌에 불과하다'라고. 그러며 책은 지적 재산권을 사회의 '암'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책은 '이 암덩어리는 크기를 줄이는 데에 그 목적을 두지 말고, 완전히 제거하는 데에 그 목표를 두어야 한다'며 급진적인 결론을 우리에게 던진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단계적으로 축소시키는 것이 알맞을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지적 재산권을 없애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지적 재산권 자체가 문제시 된다는 그들의 주장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거대 자본이 지식을 독점함에 따라 사회의 창의성 발현에 방해가 되었다는 사례는 책속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이 일언반구의 가치가 없다고 단정 짓기는 곤란하다. 또한 우리는 그러한 상황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지적 재산권은 자본력이 없는 한 개인, 또는 기업이 혁신적인 물품을 개발해냈을 때, 그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보호하고, 충분히 발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을 제공해주는 역할도 맡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만약 그러한 법적인 보호 장치가 없다면, 그들이 아무리 혁신적인 것을 개발해낸다고 한들, 결국은 거대 자본에 의해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잠식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문제가 되었던 그룹 씨엔블루의 인디 밴드 곡 표절 논란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물론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도 생각해볼 수 있다. 거대 자본이 신생 기업의 특허를 모두 사들이거나, 또는 팔지 않을 경우 그들의 시업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하여 지식을 독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흔히 이를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지적 재산권법이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폐해라고 할 수 있겠다. 또는 기존의 특허를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적인 발견이 나오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이러한 면면들을 고려하면, 책은 지적 재산권법은 반드시 없애야만 한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지적 재산권이 가져다주는 단점뿐만 아니라 이점 역시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섣불리 없애야 한다, 또는 존속해야 한다고만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지적 재산권법은 온전히 사라지기보다는, 기존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자유와, 그리고 창안에 대해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럼 어느 정도의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인가?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책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에 대해서 살펴봤다. 이 책은 지적 재산권이 가져오는 여러 부정적인 면면들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또는 무조건 보장돼야만 한다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통해 반대 의견을 접함으로써 사고를 확장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 - 6점
미셸 볼드린, 데이비드 K. 러바인 지음, 김평수 옮김

과연 지식 독점권이 기술의 발전과 개선을 저해하고 방해하는 장애물일까?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산업혁명을 태동시킨 영웅적 발명가로 평가받는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