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실제 원인은?

 

얼마 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게시물 하나가 있었다. “Everything We Think We Know About Addiction Is Wrong(우리가 중독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은 틀렸다)”라는 제목을 가지고 유튜브에 10월 29일에 올라왔던 영상의 내용을 전달하는 글이다. 이 영상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중독과 관련된 상식들에 반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요컨대 우리는 흔히 마약 중독이라고 함은, 마약이 가지고 있는 중독성으로 인해 인간이 중독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영상은 중독 현상은 소통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기존에 쥐를 대상으로 한 중독 실험과, 해당 실험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새롭게 진행한 실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실험은 이렇다. 기존의 중독 실험에서는 쥐 한 마리를 케이지 안에 가둬놓고, 쥐가 마약이 섞인 물과, 평범한 물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마실 수 있도록 배치해두었다. 실험 결과, 쥐는 계속하여 마약이 섞인 물만을 원했고, 이는 쥐가 사망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가 종래에 알고 있던 중독에 대한 상식이 등장하게 된다. 마약이나 도박 등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중독을 유발하는 성질로 인해 중독 증상이 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실험은 한 가지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케이지 안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유일하게 마약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전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에 다른 실험이 진행되었다. 케이지 내에 많은 쥐를 풀어놓고, 다른 쥐들이 서로 함께 놀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를 설치했다. 그 후 마찬가지로 마약이 섞인 물과 일반 물을 케이지 내에 함께 두었다. 결과는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쥐는 마약에 중독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쥐는 일반 물만을 이용했다. 이로부터 영상이 내린 결론은 ‘소통의 부재가 중독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병사들이 모르핀을 많이 사용하였고, 이로 인해 종전 후 귀국과 동시에 마약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전쟁터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이후 실제로 마약 중독이 문제시 된 경우는 5%에 불과한 수치로 극히 적었다는 사례가 인간에게도 역시 쥐의 이야기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소통의 부재가 중독을 일으킬 만큼 인간에게 있어 소통이란 그 만큼 중요하다. 오죽했으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인간에게 있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반면에 오늘날 1인 가구의 증가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대부분 이 현상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국가와 사회의 발달로 인해 혼자 살더라도 삶의 안정성을 담보 받을 수 있는 환경적인 변화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삶에 있어서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기에 1인 가구 증가를 정확하게 설명하려면 다른 근거가 필요하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책 ‘페이스북 심리학’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니지만, 싱글턴(singleton)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근거로 ‘통신 혁명’을 꼽는다. 즉, 굳이 현실 속에서 어렵게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더라도 통신을 통해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종전에 인간관계 속에서 얻을 수 있던 심리적인 안정감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1인 가구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 연령층 상당수는 사회적 관계를 통신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들이 등장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SNS 중독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재밌는 것은 소통과 중독의 묘한 경계선속에 SNS가 놓여있다는 것이다. 만약 소통의 부재가 중독을 만들어 낸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은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소통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이기도 한 SNS에 중독된다는 것은 모순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전제가 있다면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 SNS을 통해 이뤄지는 소통의 대부분이 사실은 정상적인 소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만 신경 쓰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소통인가?

 

“우리는 세계 각지에 있는 친구들 및 가족들과 소통하고, 직업상의 기회를 발견하고, 자신의 모든 성취와 인간관계를 디지털 장부에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이 많은 면에서 인간관계를 개선하기보다 오히려 인간관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16p)

 

길고 긴 서론 이후에 이제야 등장하는, 오늘의 책 ‘페이스북 심리학’의 저자인 수재나 E. 플로레스는 책을 통해 페이스북이 인간관계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반면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먼저 현실 속에서 직접 대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포스팅이 현실에서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페이스북에는 자신이 누군지 잊어버리게 하고 온라인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바꾸게 하고, 때로 상식과 판단력을 완전히 잃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 페이스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람들의 감정적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 단 하나의 포스팅만으로도 말이다.” (16p)

 

더불어 현실과는 달리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혹은 사회적인 통념 상 ‘좋아’보이는 것으로 자신을 포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 역시도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상대방이 정말로 자신의 진실 된 모습을 이해해주지 못할 사람이라면 열심히 자신을 감춘다고 한 들 좋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관심과 인정을 갈구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당신 곁을 떠난다.” (241p) 이렇게 자기 스스로는 안중에도 없이 다른 사람의 시선만을 의식해 포장하고 편집만 하다가 결국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곁을 떠나게 되는 것을 과연 정상적인 소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이것은 정확히 무슨 뜻인가? 진실하게 진짜 자신으로 현재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세계에서 이는 놀라운 도전이다. …… 편집 과정에 기획이 포함되기 때문에 최종 프로필에는 주의 깊게 편집한 자기 자신이 남는다. 자기 편집을 더 많이 할수록 결국 자신의 실제 모습을 덜 가치 있게 여기고, 최악의 경우 자기 내면의 목소리 대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더 중시하게 된다.” (57p~58p)

 

자신이 행복할 조건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또는 이와 비슷한 SNS를 사용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삶에 필요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기 위함이다. 심리적인 안정감은 인간관계속에서 이뤄지며, 대부분 상대방이 나를 지지하거나 혹은 인정해줄 때 생겨난다.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자기 인식은 외부 존재들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우리는 오로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만 우리 자신을 알게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그렇게 목을 매는 것이다.” (69p) “인간으로서 우리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어서, 페이스북에서 친구들과 팔로우어를 찾게 된다. 최대한 많은 친구들을 추가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93p)

 

지지나 인정과 같은 행위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트위터의 리트윗과 같은 반응으로 이뤄지며, 이는 사회적으로 ‘좋아’보이는 것에 대해서 이뤄지곤 한다. 이를 위해서 SNS 사용자는 자신을 가상의 존재로 포장하거나 편집한다. 이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위대한 교훈 중 하나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오직 자신의 생각과 반응만을 통제할 수 있다. ……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갈구하고,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여 자기 가치를 결정하면 에너지만 고갈될 뿐, 아무 의미도 없다. …… 페이스북에 무엇을 올릴지를 다른 사람들의 인정에 근거하여 결정하면 그들에게 당신의 행복을 결정하는 힘을 넘겨주는 셈이다.” (241p)

 

페이스북이 이러한 문제에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이 낳는 사회적 문제는 온라인을 통한 사생활 침해, 십대들의 온라인 괴롭힘 문제나 사이버 폭력, 음란물 등 그 종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오늘 다루고 있는 책 ‘페이스북 심리학’에서도 이와 같은 폭 넓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대기업들은 우리 시대의 ‘빅브라더’가 되었다. 이들은 우리의 모든 움직임을 관찰 하고 기록하며, 우리는 노출증 환자가 되어 알아서 감시받는다.” (31p) “한 십대 내담자는 페이스북 사생활 보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 별 생각 없어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 뭘 아는지 별로 상관 안해요.” (154p) “어맨다는 심지어 죽은 후에도 소셜미디어 사이트들에 있는 ‘괴롭히기’ 페이지에서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이 사례는 사이버 폭력의 심각함과 사이버 폭력이 십대에게 미칠 수 있는 극단적인 악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159p)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SNS가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그리고 중독이 낳는 문제는 무엇보다도 인간관계에 영향을 끼치며 나아가 자신의 행복마저도 다른 사람에게 그 결정권을 넘겨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 속에서 개인의 진실 된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페이스북과 같은 SNS는 나쁘기만 한 도구인가. 책 ‘페이스북 심리학’은 여러 사례들을 들며 SNS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때문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문제는 페이스북이 아니다.” (225p)

 

당신의 삶에 반창고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해주는 칭찬에 손사래를 치면서 자신이 ‘단지 운이 좋아서’ 목표를 달성한 것뿐이라고 말하고 자신의 힘을 낮추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자기 비난에 깊이 빠져 있다. 이들은 자기 삶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이 내린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행복하거나 자신이 자랑스러울 때조차 그러한 감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다가 누군가 자신을 향해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그제야 달라진다.” (239p)

 

케이지 속에 홀로 놓여 있던 쥐는 아마도 혼자 존재한다는 외로움을 견디고 잊기 위해 마약에 중독되는 쉬운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반면 케이지에 다른 쥐들과 놓여 있던 쥐는 이미 외로움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했기 때문에 굳이 마약을 택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SNS에 중독되는 경우도 케이지 속에 홀로 놓여 있는 쥐와 같은 문제를 갖고 있거나 혹은 그보다 더욱 다양한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SNS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는 간편하고 효율적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자신의 모습과 온라인 모습 사이의 괴리감을 키워놓고, 이어 SNS에 더욱 더 종속적이게 만들면서, 그 와중에도 현재의 문제는 여전히 미결 상태로 남겨놓는다.

 

페이스북은 삶에 있어서 반창고가 될 수 없다. 만약 당신이 현실에서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페이스북에 더욱 몰두 하는게 아닌가 싶다면 책 ‘페이스북 심리학’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 실린 사례들이 남 일 같지 않다면 당신의 삶에 진지한 변화를 일으켜야 할 때다.” (202p)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페이스북 심리학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책세상